역사는 반복된다. 같은 사건이 재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역사를 통해 배우고, 그것을 변주한다.
홀로코스트는 반드시 재발한다
나치와 히틀러는 인류 초유의 학살을 자행했다. 그것은 하나의 민족 전체를 지구상에서 말살하려는 행위였다. 반유대주의는 유럽의 뿌리깊은 병리현상이고 영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 만연했었다. 그 과정에서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적도 종종 있었다.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사람들은 유대인이 원흉이라 생각해 유대인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종교 분쟁의 과정에서 학살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국가 권력이 조직적으로 민족 전체를 지구상에서 말살하려 한 경우는 없었다.
히틀러와 나치 정권은 민중의 분노를 부추겨 유대인들을 대량학살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조직적으로 대량학살을 수행했다. 사람을 가장 효율적으로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유럽의 점령지로부터 유대인들을 발본색원해 수용소로 보내 학살했다.
인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잔혹성이었고 무시무시한 역사였던 만큼, 유럽 사람들 모두가 질려버릴 만한 대사건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끝은 아니었다.
그 이후, 인류 역사 곳곳에서 민족간 학살이 발생했다.
발칸의 도살자라고 불리는 밀로셰비치가 세르비아를 이끈 기간 동안 크로아티아에서만 20만 명, 보스니아에서 10만 명, 코소보에서 1만 명이 학살 당했다.
1994년에 르완다에서 후투족은 라이벌인 투치족에 대한 집단학살을 감행했다. 그들은 군대를 동원해 검문소를 세우고 민족 식별 카드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투치족을 학살했다. 100일 동안 117만 명이 학살당했다.
간디의 비폭력주의는 인류의 찬란한 유산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폭력 없이 인도의 독립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폭력을 포기할 것을 주장했고, 총칼 앞에서 당당했다. 그의 고결한 투쟁은 심지어 지배자인 영국 국민들까지도 감동시켰고, 인류사에 강렬한 족적을 남겼다.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은 60년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에게로 이어졌고, 미국에서 흑인과 유색인종에 의한 분리 정책이 철폐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그 정신은 한국으로, 중동으로, 세계로 이어졌다. 한국의 6월항쟁 역시 총을 들지 않은 국민들의 무혈 혁명이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 중동을 강타했던 자스민 혁명도 궤를 같이 하는 혁명이었다.
역사라는 천에 어떤 문양을 새길 것인가
역사는 끊기지 않는 긴 실을 가지고 자아 나가는 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에 무엇을 남기든, 그것은 후세의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발견되며 변주된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간디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같이 폭력 없이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남길 것인가? 아니면 히틀러와 밀로셰비치 같이 증오를 부추겨 대량 학살을 자행하는 이야기를 남길 것인가?
어떤 역사적 사건이든 그것은 눈 덮인 산길에 찍힌 발자국처럼 후대 사람들을 이끌어낸다. 역사 앞에서는 신중할 것. 흰 도화지에 붓질을 할 때처럼, 우린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