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삶의 목표로 "행복"을 내세우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자신만의 정확한 정의를 명확히 갖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고 생각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은 살랑이는 봄바람, 경쾌한 음악회의 리듬과 고양감, 맛있는 한 접시를 먹을 때의 만족감, 사랑하는 사람과의 포옹과 같이 다소 애매모호하게 정의된다.

시간은 단방향으로 흐르고 있고,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기억이라는 형태로 응고되긴 하나, 시간에 의해 침식되기 때문에, 오래된 기억일수록 부정확하고 애매모호하다.

결국 우리는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을 편린처럼 부여잡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 그래서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것"은 행복의 정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을 최상의 행복으로 가득채운다고, 삶이 공허해지지 않으리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

70년동안 매일을 행복하게 살았더라도, 말년의 2년동안 불행과 고통으로 점철된다면, 과연 그 사람의 삶은 행복으로 정의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현재를 사는 동물이다. 과거가 아무리 영광스럽고 행복했어도, 현재 불행하면 불행하다.

나는 군대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등병시절 힘든 상황에 놓일 때마다, 과거의 행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고생이 덜 고생스러워지진 않았다.

남길 것

결국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나는 행복을 좇을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의 행복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행복이 있다. 누워서 유튜브를 보는 것도 행복이다. 하지만 이 행복은 일주일만 지나도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저번 주말에 하루종일 누워서 유튜브를 보았다고 해서 주중에 매일같은 출근이 행복해지는 것도 아닐 뿐더러, 대개는 저번 주말에 유튜브로 무얼 봤는지 기억조차 남지 않는다.

즉 유튜브를 보는 것은 행복이나, 좇을만한 것은 못된다.

그럼 무엇을 남겨야 할까?

나는 관계 속에서의 행복 만큼은 축적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 만큼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행복을 추구하겠다면 그런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연인과, 가족과 행복했던 순간은 비록 기억 속에서는 희미해질지라도 더욱 끈끈하고 단단한 유대감으로 발전한다.

어린시절부터 부모님과 시간을 많이 보낸 아이들은, 커서도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길 좋아한다. 부모님과의 유대감 속에서 행복을 나누며 평생 그들은 부모자식, 나아가 친구처럼 살아간다. 즉, 아이들과 보낸 시간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누워서 혼자 유튜브를 보는 것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사이에서 고른다면 아이들과 쌓는 추억에 시간을 몰빵하는게 120% 옳다.

연인과 친구도 마찬가지다. 연인 또는 친구와 보낸 귀중한 시간들은 더욱 친밀감을 높여주고, 인생을 걸쳐 지속된다.

대개 관계는 0, 1이 아니다. 친하다 아니다로 구분되지 않는다. 친밀감과 애정에는 상한선이 없고,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얼마나 시간을 함께하느냐, 얼마나 행복을 함께 나누느냐에 따라 관계는 점점 더 깊어진다.

목표는 행복인가?

나는 인생의 목표가 행복 뿐일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타고나는 달란트(Talent)가 있고, 그것에 대한 소명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행복 외에도 인간은 남길 수 있는 것, 쌓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행복이 많은 경우 추구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정한 상황에서 우연히 발생하는 부산물(byproduct)같은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도 추구할 것이라면 누워서 혼자 유튜브를 보는 시간은 줄이자. 그건 아마 굳이 말하자면 "쾌락"일 것이다. "행복"과는 조금 다르다. 행복은 관계에서 쌓인다. 그리고 그런 행복만이 지속가능하다.

슬프지만 인간은 2차원 평면의 선 위에 살고 있다. 이 선은 화살표처럼 방향이 있어서, 자꾸만 한 방향으로 흘러만 간다. 이미 멀리 와버린 우리는 지나온 궤적을 돌아보지만, 씁쓸하고 아련한 타다남은 재와 같은 기억의 흔적만이 거기엔 남아있다.

밀란 쿤데라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얘기하듯, 우리의 존재는 한없이 가볍다. 우리 인생은 연극보다는 연극의 리허설과 같다. 매일매일이 실전인데, 연습이 없다. 그래서 매번 우리는 넘어지고 실수한다. 그러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끝나버리는게 인생이다.

본 연극조차 아니고, 고작 리허설밖에 되지 않는 이 한없이 가벼운 인생에서 우리는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관계"를 쌓아 나가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