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훔쳐보기

최근 토스에 다니는 친구 덕분에 사옥 구경을 했다. 몇가지 느낀점들이 있어 간단히 적어보고 싶어졌다.

어른들의 회사였다

스윽 둘러보고 든 생각은 ‘알아서 스스로 잘 하는’ 회사라는 생각이었다. 모든 것을 허락 맡고 규제받는 느낌이 아닌,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느낌이랄까.

사내 편의점에는 과자, 라면, 닭가슴살, 음료수 등등 편의점에서 팔 법한 것들 뿐 아니라 HDMI 케이블, USB C 충전선, 펜, HDMI 젠더, 공책 등등 사무에 필요한 것들도 무료로 제공한다. 여기서 ‘무료’라는 부분을 좀 더 봐야 하는데, 누군가 계산대에 서 있고 사원증을 태깅한다는 것이 아니다. 무인으로 운영되고 누구든 필요한 만큼 그냥 집어가면 된다.

누가 얼마를 썼는지 기록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 각자 알아서 하는 것이다. 휴가도 무제한이고 출퇴근도 자유롭다. 성과를 내고 잘 하면 된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

회의실마다 이미 맥북 충전기가 여러개 비치되어 있고 여분의 HDMI 케이블들이 여럿 비치되어 있다.

누구든 한 번쯤은, HDMI 케이블이 말썽이어서 회의 시간이 10분 이상씩 지연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옆 회의실을 찾아다니며 케이블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토스에서 그런 일은 없다. 넉넉하게 비치된 케이블을 쓰면 된다. 회의실마다 이미 충전기도 충분히 있어서 충전기가 없는데 배터리가 부족해 일을 못하는 일은 없다. 보드마카도 충분히 제공된다.

사내에는 헤어살롱이 있다. 컷트는 물론 펌도 가능하다. 주말에 일삼아 시간을 내서 머리를 자르러 가지 않아도 된다. 회사에서 그냥 자르면 된다. 물론 근무시간 개념도 자유롭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끝나야 자를 수 있다거나 하는 그런 규칙도 없다. 그냥 자르면 된다.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스타트업이지만 복지를 챙긴다

법인카드로 점심 저녁을 사먹으면 된다. 사내 카페에서 커피도 제공된다. 아무래도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 복지가 부족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메워주려고 하는 게 보였다. 사내에 베이커리도 있다.

물론 이런게 복지의 전부는 아니다. 큰 기업을 다니다보면 의외로 감탄하는 게 ‘사내 유치원’이라던가 저이자 대출과 이자지원, 셔틀버스, 육아휴직 보장, 넉넉한 복지포인트, 작지 않은 인센티브, 사내 헬스장과 골프장과 같은 차별적 복지들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연봉이 전부이고, 끽해야 좀 근사한 스낵바가 제공된다거나 안마의자가 있다 정도로 복지가 좋다고 한다. 하지만 대기업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토스도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복지를 많이 메워가려고 하는 것 같다. 구성원에게 가치를 두고 제대로 대우해 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높은 인재밀도

모든 팀이 그렇진 않겠지만, 지인의 얘기만 들었을 때 느낀 것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제대로 해보려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출근을 당연하게 여긴다. 빠르게 소통해야 하는데 슬랙은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얼마나 속도를 중시하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많은 회사들이 복지의 일환으로 재택을 유지하지만, 토스는 이런 부분을 과감히 타협한다. 물론 토스 내에도 재택을 하는 부서도 있다. 이미 서비스가 안정기에 들어서면 재택으로도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하는 서비스는 대면근무를 해야 한다고 한다.

야근은 일상이었다

하지만 야근은 일상이었다. 토스에 당일퇴근 하는 사람은 희소하다고 한다. 다음날 새벽에 퇴근한다. 물론 아침 9시까지 출근해서 다음날 새벽까지 하는 건 아니다. 보통 10시 이후에 많이들 출근하고 1-2시쯤 출근하기도 한다고 한다.

야근수당을 주기 때문에 더 그런 분위기가 고착화된 것 같다. 조금 느즈막하게 출근해서 야근수당을 두둑히 챙기는 것이다. 그게 좀 당연한 문화처럼 굳어진 것 같아 보였다.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 이유

사실 이유같은 건 나는 모른다.

하지만 저녁 늦게 토스 건물을 나서면 건물 앞 테헤란로에는 집에 가는 토스 직원을 기다리는 타다가 여러 대 보인다. 아마 토스 직원들은 단골로 택시를 이용할 것이다. 지금은 물론 타다를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아 보였다.

어차피 모든 직원들이 야근을 하고 택시를 탈 테니 타다를 인수한 것은 아닌가 하는 근거없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