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에 대해 - 인터넷 익스플로러, 앱스토어, 플레이 스토어 그리고 카카오T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독점과 폐해

요즘은 다들 크롬을 쓴다. 몇몇은 사파리를 쓴다. 네트워크 환경이 나쁜 나라에서는 파이어폭스도 종종 쓴다. 엣지를 쓰는 사람도 있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아직은 쓰는 사람이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에 기여하려는 열정으로 가득하고, 블로깅을 통해 기술을 전파하고 서로를 돕기 위해서 매우 열정적이다. 나는 이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문화를 사랑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소프트웨어 혹은 어플리케이션의 독점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사실상 시초였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탄생할 무렵, 인터넷 세상은 혼란과 혼돈의 세상이었다. 웹표준이라는 것이 불명확했고, 규칙도 모호했다. 당시 가장 인기 있는 브라우저는 넷스케이프로 브라우저 시장의 80%를 점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빌게이츠는 인터넷이 미래라고 봤다. 그리고 브라우저를 점유하는 기업이 인터넷을 통제할 거라고 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윈도우에 기본적으로 설치해 끼워팔기를 했다.

이것만 보면 ‘이게 그렇게 나쁜가' 싶다. 면도기를 샀는데 면도크림도 같이 주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 다음이 더 큰 문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용, 확장, 전멸” 전략을 채용했는데, 다음과 같다.

  • 수용: 넷스케이프의 기능과 웹 표준은 그대로 수용해 제공한다.
  • 확장: 다른 브라우저가 모방할 수 없게 액티브 X(Active X)라는 독점적인 비표준 기술을 익스플로러에서만 단독으로 제공한다.
  • 전멸: Active X라는 비표준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만 사용할 수 있으므로, 액티브 X를 사용하는 웹페이지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접근 가능하다. 고로 사람들은 액티브 X 때문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고르고 경쟁자는 전멸한다.

액티브 X는 비표준 기술이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하는 기술이다. 다른 브라우저는 이 액티브 X가 사용된 웹페이지는 렌더할 수 없다.

이것은 왜 문제인가?

수많은 웹 개발자들이, 그리고 소비자들이 이후 수년 동안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제공하는 비표준 기술로 고통받은 것을 생각해보자.

크롬 브라우저가 시장을 주도하기 까지 수 년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조금도 진화하지 않았다. 즉 고인물이 되어 혁신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느리고 불편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은 웹표준으로 웹사이트를 한번 만들고, 표준만 사용하지 않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코드를 추가해야 했다. 사용자들은 뱅킹이나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신의 브라우저가 아닌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다시 실행해 진행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여러 반독점소송을 겪으며, 빌 게이츠가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게 되고 유럽에서는 여러 브라우저 중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페이지를 구성하게 되었다.

애플과 구글

애플의 개발자 등록비가 연 100달러, 한국돈으로 14만원인 것을 아는가? 매년 우리는 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 올라간 앱 내에서 결제가 발생하면 일정부분을 추가적인 수수료로 내야 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비슷하다. 다행히 구글의 개발자 등록비는 저렴하고, 한번 등록하면 평생 간다.

이는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때문이다. 아이폰에서 앱스토어는 독점적 지위를 누린다. 안드로이드의 구글 플레이 스토어도 그렇다. 그럼 인앱결제 강제는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먼저 비싸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데스크탑 브라우저에서 결제하면 10 ~ 20% 저렴하다. 반면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앱에서 결제하면 그만큼 비싼 셈이다.

불편하다. 싸게 결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데스크톱을 열고 웹에서 결제해야 한다.

창작자의 창작욕구를 제한하고 혁신을 제한한다. 게임회사, 컨텐츠회사 등 많은 회사들이 “통행세"를 내고 있다. 이로 인해 창작으로 인한 수익의 상당수가 플랫폼에 귀속되고 창작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개발은 앱 개발자들이 하고, 어쩌면 돈은 애플과 구글이 벌고 있다.

결론

최근의 독점 사례는 록펠러나 카네기의 독점과는 사뭇 다르다. 제품의 범위가 불명확해 독점금지법을 피해가기 쉽다. 예를들어 구글은 검색엔진을 독점하지만 온라인 광고 시장은 독점하지 못한다.

소프트웨어나 어플리케이션의 독점은 “혁신"이라는 사용자의 이익을 침해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이익을 침해하며 괴롭히기도 한다. 엔지니어가 독점에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